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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5
[冊] 지쿠호오 이야기
2007/07/25 11:5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소 생소한 책 제목에다가 '삐라'를 연상시키는 그림과 활자들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였다. 고개만 갸우뚱하면서 '지쿠호오? 음...' 을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나 할까. 책장을 넘기면 매번 왼쪽 페이지에는 굵직한 선으로 그린 삽화가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고, 오른쪽 페이지는 한국어와 일어가 혼재되어 '읽어도 되나' 하는 의구심까지 생겼었다. 내용은 얼핏 보아하니 '탄광 이야기' 인것 같은데, 그곳에서 일한 '조선 노동자'들의 애환도 함께 소개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의 내용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도 시대(1603~1867)부터 등장하는데, 천재지변과 기근으로 인해 겪는 농민들의 참혹한 일상사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힘겹게 농사를 지어도 연공 징수만 강요하다보니, 백성일규(百姓一揆)와 같은 '농민반란'이 에도 시대에만도 3000여회 이상 발생할 정도로 당시의 힘겨운 상황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을 주민들이 돌에 불이 붙는 '석탄'을 발견하면서 '지쿠호오'는 탄광 산업으로 일대 혁신을 맞이하여 일본이 공업도시로 발전하는데 큰 공을 세우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반면 갱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재해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사고를 당하는 일 역시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들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야욕으로 불타오른 '돈 있는 자들'은 소위 부국강병이라는 외침으로 정부를 부추겨 전쟁을 도발하면서, 이들의 노동력은 전쟁의 쓸 병기를 만드는데 허비되는 꼴이 되고 만다. 한마디로 '저임금'과 '탄압' 속에서 힘겹게 일해야만 했던 이들의 삶은 일본 경제 성장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인 셈이었다!

메이지 시대에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무력으로 병합하면서 조선인들까지도 탄광 노동자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싼 노동력으로 이들 역시 장기간 혹사를 당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를테면, "조선인은 때리고 부려라!" 라는 탄광 측의 구호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험악한 장소에서 갱내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가차 없이 얻어 맞아가며 일을 했던 것이었다. 같은 천업에 종사하여 이동과 직업을 맘대로 하지 못했던 '피차별 부락민'들과 '농민들', 그리고 이들 '조선 노동자들'은 의식을 같이 하여 부당한 취급에 대해 항거한 사례가 나오기도 하는데, 생존과 평등의 권리에 이제 막 눈을 뜬 그들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의 투쟁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었을 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었다!

조선인 강제 연행자만 놓고 볼 때, 그들이 탄광이나 항만, 댐 건설 등과 같은 열악한 곳에서 일한 그들의 쓰라린 수고는 일본의 근대화를 떠받치는 데 버팀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돌아온 건 오로지 비참하게 죽는 것 밖에 없었다는 사실에서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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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픈 과거는 다시금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함을 보여주는 것인데 아직도 오늘날 이들과 비슷한 존재가 여전히 지구상에 있다고 하니 실로 답답할 뿐이다. 비슷한 처지에서 수모를 당하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더 귀기울이는 자세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줄 뿐이었다!

아울러 반쪽짜리 역사관에 치우친 나에게 근대사의 숨은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주어, 소외된 사람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나의 부끄러움을 반성할 수 있는 시간 역시 갖게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일깨움을 준 저자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努力-


지쿠호오이야기
오오노 세츠코 지음, 김병진 옮김/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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